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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끝없이 올라가는 계단통
Author: Navla
Rating: 36/44
Created at: Wed Mar 09 2022
일련번호: SCP-870-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SCP-870-KO로 향하는 입구는 항상 잠가 놓는다. CCTV를 통해 SCP-870-KO 내부로 접근하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다.
SCP-870-KO의 위치가 민간사회로부터 거리가 있기 때문에 별다른 추가 격리 조치 사항은 필요하지 않다.
설명

SCP-870-KO가 위치한 건물의 외부 모습
SCP-870-KO는 전라북도 남원시의 주천면 외곽지역에 있는 버려진 4층 규모의 폐건물 내부에 존재한다. 해당 건물은 90년대 말기에 버려진 이후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으며 위치해 있는 지역 역시 인적이 드물어 사회와 거의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SCP-870-KO는 해당 건물 내부에 존재하는 유일한 계단통으로, 건물의 서쪽면 내부에 존재한다. 이 건물은 4층의 높이를 가지고 있지만 SCP-870-KO를 통해 접근할 시 4층 이상의 층으로 이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층까지의 경우 각 층의 복도로 이어진 문이 있지만 5층 이후로는 그 어떠한 문이나 창문도 존재하지 않는다. 해당 계단통의 최상층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론상 무한히 위로 이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에서 외벽에 충격을 가하려는 모든 시도는 불발되었다.
SCP-870-KO의 내부를 탐사하기 위해 D계급 인원과 공간변칙부의 인원 및 기동특무대원이 파견되었다. (탐사기록 참조)
부록: 탐사기록
투입인원: D-0870
지휘본부: 공간변칙부 박성윤 연구원
탐사 개요: SCP-870-KO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탐사. 탐사 인원에게 기본적인 녹화장비와 손전등이 지급됨.
<기록 시작>
D-0870: 어, 여보세요?
박성윤 연구원: 네, 잘 들리나요?
D-0870: 잘 들립니다. 그래서 뭐하면 되는 거죠?
박성윤 연구원: 별거 없습니다. SCP-870-KO를 한 층씩 올라가시면서 주변을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D-0870: 그… 그거면 되나요?
박성윤 연구원: 문제라도 있나요?
D-0870: 그것뿐인가요?
박성윤 연구원: 네?
D-0870: 아니, 그냥 좀 불안해서요.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으로 탐사를 한다는 게요. 안에서 뭘 볼지도 모르고… 괴물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박성윤 연구원: 일단은 이번 탐사는 짧게 훑어보고 오는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D-0870: … 네 알겠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그럼 시작하죠. 현재 층수를 알려주세요.
D-0870: 4층입니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층이 보이네요.
박성윤 연구원: 그럼 이제 탐사를 시작하죠. 올라가 주세요.
D-0870: 으으… 네.
[발자국이 울리는 소리]
D-0870: 다음 층에 도착했습니다. 창문이나 문은 없고 벽에 커다랗게 5층이라고 쓰여 있네요.
박성윤 연구원: 특기할 만한 사항은 없나요?
D-0870: 4층이랑 비슷합니다. 페인트는 벗겨져 있고, 콘크리트 먼지가 많고, 금 간 부분이 조금 보이네요. 아직까지는 4층의 빛이 올라와서 그렇게 어둡지는 않네요.
박성윤 연구원: 계속 올라가 주세요.
D-0870: 네.
[잠시 후]
D-0870: 6층입니다. 여기도 별다른 차이는 없네요. 조명이 없고 손전등에만 의지하고 있어서 으스스한데요. 그리고 벽면에 낙서 같은 게 있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뭐라고 쓰여 있나요?
D-0870: 으음, 잘 보이지는 않지만… 박민철 왔다감… 심은희 하트 최규현. 이렇게만 쓰여 있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지급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주세요. 올라가면서 보이는 다른 낙서들이나 특이사항들도 이렇게 사진을 찍어주세요.
D-0870: 네, 그럼 계속 올라가겠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특이사항이 있을 때 그때 말씀해 주세요. 그 외에는 현재 몇 층인지만 말씀 주시면 됩니다.
D-0870: 네.
[중략]
D-0870: 10층 도달했습니다. 아까와는 다르게 무슨 장치 같은 게 벽에 붙어있네요. 사진을 찍어둘게요.
박성윤 연구원: 어떻게 생겼나요?
D-0870: 어… 엄청 녹슬어 있고, 덮개 같은 게 있는 어떤 버튼 같은데요? 덮개 부분을 빼고 보면 엘레베이터 버튼처럼 생겼네요. 버튼은 하나뿐이고요.
박성윤 연구원: 한번 눌러보시겠어요?
D-0870: 녹슬어 있어서 눌리지가 않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음, 그렇군요.
D-0870: 그럼 다시 올라가나요?
박성윤 연구원: 네.
D-0870: 슬슬 다리가 아픈데요.
박성윤 연구원: 올라가 주세요.
D-0870: …네.
[중략]
D-0870: [숨소리] 18층입니다. 특이사항으론… 포스터 같은 게 벽에 붙어 있던 흔적이 있네요.
박성윤 연구원: 사진 찍어 주세요.
D-0870: 흔적뿐입니다. 종이 자체는 찢겨나가고 남은 건 네 귀퉁이에 청테이프뿐입니다. 일단 사진을 찍어 둘게요. 그러고 보니 아까 발에 채이던 종이가 아마 이 포스터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박성윤 연구원: 내려가면서 회수하도록 하죠.
D-0870: 네. 그러죠.
[중략]
D-0870: 헉헉… 20층입니다. 아까 10층에서 보았던 장치가 또 보이네요.
박성윤 연구원: 상태는 어떤가요?
D-0870: 덮개도 잘 달려있고, 녹도 많이 슬어있지는 않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한번 눌러 보시겠어요?
D-0870: 후우… 잠시만요 숨 좀 고르고요. 평소에 체력 좀 단련시킬 걸…
[침묵]
D-0870: 네, 그럼 눌러보겠습니다…
[딸깍이는 소리]
박성윤 연구원: 작동하나요?
D-0870: 어… 아니요? 어?
박성윤 연구원: 무슨 일인가요?
D-0870: 벽의 숫자가 바뀌었는데요?
박성윤 연구원: 층수 말인가요?
D-0870: 5층이라고 쓰여있네요.
박성윤 연구원: 네?
D-0870: 어! 아까보다 조금 밝아진 것 같은데요…?
박성윤 연구원: 네? 아래층 내려와 보시겠나요?
[터벅이는 소리]
D-0870: 4층… 이네요.
박성윤 연구원: 아아… 팜플렛은 나중에 수거해보죠.
<기록 종료>
투입인원: D-0870
지휘본부: 공간변칙부 박성윤 연구원
탐사 개요: SCP-870-KO가 어디까지 뻗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탐사. 탐사인원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요청하여 한 손에 쥘 수 있는 테이저가 지급됨.
<기록 시작>
박성윤 연구원: 준비됐나요?
D-0870: 아놔, 테이저로 뭘 하라고.
박성윤 연구원: D-0870?
D-0870: 아, 네. 준비되었어요. 후아. 지난 탐사 때문에 아직도 근육통이 남아 있네요.
박성윤 연구원: 그럼 바로 올라가 보죠.
D-0870: 네네… [한숨]
박성윤 연구원: 특이사항이나 팜플렛이 보이면 바로 알려주세요.
[중략]
D-0870: 17층입니다. 그, 지난번에 18층에서 봤던 그 팜플렛이 있는데요.
박성윤 연구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D-0870: 빛이 다 바래서 읽을 수는 없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으음, 아쉽군요. 20층 이후로 더 특이사항이 있다면 바로 호출해 주세요.
D-0870: 네.
[중략]
D-0870: [거친 숨소리] 30층입니다. 그… 20층에서 봤던 그 장치가 또 있네요. 20층보다 상태는 더 좋아 보여요.
박성윤 연구원: 흐음, 아무래도 10층 간격으로 저 장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D-0870: 버튼에 페인트도 잘 보존되어 있네요. 'R'이라고 쓰여있는 걸 보니, 일종의 귀환장치가 아닐까요?
박성윤 연구원: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그럼 마저 올라가 주세요.
D-0870: [침묵]
박성윤 연구원: 무단으로 귀환할 시 중징계입니다.
D-0870: 아 알았어요, 알았어요. 올라갈게요.
[중략]
D-0870: [기침] 40… 층입니다… 헉헉
박성윤 연구원: 그 장치가 있나요?
D-0870: 네.
박성윤 연구원: 그럼 계속 올라가 주세요.
[중략]
D-0870: [격렬한 기침소리]
박성윤 연구원: 괜찮나요?
D-0870: 아닙니다. 그냥… 허억 헉… 그… 46층이고요… 벽에 팜플렛이 붙어 있어요. 중요한 거 같아요.
박성윤 연구원: 뭐라고 쓰여있는지 확인 가능한가요?
D-0870: 어… 잠시만요. 알아볼 수 없는 부분 빼고 최대한 읽어 볼게요. 절대 수칙1: …무릎을 높이 들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네요. 절대 수칙2: 숨 쉬는 것에 주의하라… 절대 수칙3: 꼿꼿이 세우고… 집중하라… 세상에 이거 불길한데요.
박성윤 연구원: 왜 그런가요?
D-0870: 이곳을 오르는 특정한 방법이 있나 봅니다. 안에 저희 말고도 무언가가 있는 거 같고요. 호흡에 주의하라니… 숨소리를 듣고 그것이 찾아온다는 걸까요…?
박성윤 연구원: 진정하세요, D-0870, 아직까지 인기척은 느끼진 못했잖아요. 그렇죠?
D-0870: … 내려가면 안 되나요?
박성윤 연구원: 안 됩니다. 저희는 300층까지는 올라가 봐야 해요.
D-0870: '저희'라니, 세상에 당신은 거기 편하게 앉아서 지시만 내리고 있잖아요! 그리고 300층? 그 낙서에선 사람이 아닌 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박성윤 연구원: '사람이 아니다'라고만 쓰여 있었지, 다른 건 언급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단으로 귀환하신다면… 중징계처분을 받으실 거예요. D계급에게 중징계라면…
D-0870: 네 압니다 압니다… 올라가겠습니다.
[중략]
박성윤 연구원: D-0870?
D-0870: [거친 숨소리] 70… 층입니다.
박성윤 연구원: 특이사항은 없나요?
D-0870: [거친 숨소리]
박성윤 연구원: D-0870?
D-0870: 아! 잠시만요! 좀! 숨 좀 고르고…
박성윤 연구원: 휴식하신 뒤에 호출하세요.
[이후 3분간 대기함]
D-0870: [기침] 그… 네, 좀 살 것 같네요. 미치겠다 진짜…
박성윤 연구원: 체력 단련 많이 하셨다면서요.
D-0870: 그… 혹시 몰라서 팜플렛에 나와 있는 대로 했는데… 지금 허벅지가 터질 것 같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네?
D-0870: 절대 수칙이라잖아요. 그렇게 안 하면 큰일이 날까 봐… 근데 이거 사람이 할 게 못되네요.
박성윤 연구원: 뭐, 네, 그럼 특이사항 있나요?
D-0870: 장치 말고는 없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네 올라가 주세요.
D-0870: [침묵]
박성윤 연구원: 올라가 주세요.
D-0870: [한숨] 네.
[중략]
D-0870: [기침소리와 신음소리] 80…
박성윤 연구원: 그 장치가 있나요? 더 올라가 주세요.
D-0870: 시바…
박성윤 연구원: 중징계당하기 싫으면 군말 말고 올라가세요.
[중략]
D-0870: [신음소리] 83층… 입니다…
박성윤 연구원: 특이사항이 있나요? 낙서에선 '강승호'라는 사람 옆에 있던 숫자였는데요.
D-0870: … 다리에 감각이 없어요.
박성윤 연구원: 그러게 팜플렛 무시하라고 했죠?
D-0870: 낙서가 있네요… '난 여기까지다…' 갈수록 불안해지는군요.
박성윤 연구원: 음…
D-0870: 올라가라고요?
박성윤 연구원: 네.
[중략]
D-0870: 90층인데요.
박성윤 연구원: 네.
D-0870: 더 이상 다리가 안 움직여요.
박성윤 연구원: 흐음…
D-0870: …괴물 똥 치우는 일이라도 할 테니까 그냥 복귀하면 안 되나요?
박성윤 연구원: 100층도 못 가고 그렇게 나가떨어지시면 어떻게 합니까, 3차 탐사는 거기서 숙식을 해결하려고 했는데.
D-0870: 차라리 내려가는 거면 모르겠는데…
박성윤 연구원: … 휴우, 알겠습니다. 복귀하세요.
D-0870: 흐윽… 감사합니다…
<기록 종료>
추가기록: D-0870은 버튼을 누르고 5층으로 무사히 복귀함.
투입인원: D-0870, 공간변칙부 박성윤 연구원, 기동특무부대 카이-17 "태평양" 소속 백승희 요원2
지휘본부: 공간변칙부 김다희 선임연구원
탐사 개요: SCP-870-KO가 어디까지 뻗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탐사. 긴 시간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식량과 물이 지급됨.
<기록 시작>
D-0870: [웃음] 제가 선두로 가겠습니다. 박성윤 연구원님.
박성윤 연구원: 세상에…
김다희 연구원: 긴 탐사가 될 것입니다. 내부 구조는 이미 많이 파악되었으니 대화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마시고 올라가는 것에만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고는 25층 단위로 해주시면 됩니다.
백승희 요원: 수신.
[이하 불필요한 내용 생략됨]
백승희 요원: 컨트롤, 현재 25층 도달 완료했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헉… 헉… 왜 절 따라오게 한 건가요…
D-0870: [작은 목소리로] 그러게 체력 단련 좀 하시지.
김다희 연구원: 내부 공간이 공간변칙이니까 공간변칙부의 인원이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죠. 혹시 특기할 사항이 있나요?
박성윤 연구원: 음, SCP-870-KO는 일종의 자동화된 주머니 차원 생성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계단통 한 층짜리를 만들고 그것을 자동적으로 쌓아 올리는 접힌 공간을 만들어내는 변칙적 알고리즘을 이용한 것 같아요. 페인트가 잘못 칠해진 구획이 있는데, 각 층 모두에서 그런 구획이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어요.
김다희 연구원: 흠, '백 룸'류의 공간변칙에서 찾아볼 수 있는 흔한 형태네요. 주어진 공간을 스스로 복제하며 확장되는 그런 형태의 공간변칙 말이에요.
백승희 요원: '백 룸'이라니, 그런 비전문적 용어가 쓰이니 감회가 새롭군요.
[중략]
백승희 요원: 50층 도달했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기침] 쓰읍…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김다희 연구원: 네? 벌써요?
D-0870: 좀만 더 힘을 내보쇼.
박성윤 연구원: …물 있나요?
백승희 요원: 이제 시작한 지 20분 지났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 네?
D-0870: 제대로 들은 거 맞습니다.
박성윤 연구원: 한 시간 정도 오른 거 아니었나요?
백승희 요원: 제가 운동 삼아 20층짜리 건물을 오르는데, 평균 15분 정도 걸립니다. 내려가는 거 포함이니까 실제론 8분 정도겠군요.
박성윤 연구원: … 사람인가요?
김다희 연구원: [웃음] 그럼 계속 올라가 봐요.
[중략]
백승희 요원: 75층 도달했습니다.
D-0870: 후, 저도 이제 숨이 차네요. 그래도 전보다 체력이 많이 올라온 것 같네요.
김다희 연구원: 저기… 박 연구원?
박성윤 연구원: [발작적인 기침] 크억, 컥, 네… 콜록콜록.
김다희 연구원: 더 특이할 공간변칙적 특성을 발견한 게 있었나요?
박성윤 연구원: 허억, 헉…
김다희 연구원: 숨 좀 고르셔요.
박성윤 연구원: 음… 자세한 건 더 실험해 봐야 하는 것 같은데, 올라가면서 생각을 해본 바, 10층마다 있는 버튼은 아마 분리된 두 공간을 잠시 이어주는 웜홀의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숨소리] 버튼을 누르면 두 공간이 겹쳐지고, 버튼을 누른 사람을 겹쳐진 두 공간 중 5층의 공간에 둔 채로 다시 원상복구 되는 걸로 추정됩니다.
김다희 연구원: 그렇군요.
박성윤 연구원: … 과학도로서 그 실험을 이참에 해보고 싶은데요.
백승희 요원: [웃음]
김다희 연구원: 음, 그런가요?
박성윤 연구원: 절대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 공간변칙부의 연구원으로서 궁금한 걸 못 참는… 허억헉.. 성격이라 그렇습니다.
김다희 연구원: … 그럼 박성윤 연구원은 이만 복귀하세요. 나머지 탐사는 D계급 인원과 백요원에게 맡길게요.
박성윤 연구원: 이… 이얏호! 수고들 하고!
[박성윤 연구원은 이 시점에서 탐사팀에 이탈하여 복귀함]
D-0870: 저, 저… 아직 에너지 남아있었구만!
백승희 요원: 그럼 저희끼리 마저 올라가죠.
D-0870: 혼자 갈 때보다 훨씬 할 맛이 나네요.
백승희 요원: 원래 운동은 이렇게 둘이서 하는 게 좋습니다. 서로 경쟁도 하고 페이스도 맞추고 하면 의욕도 올라가고 훨씬 수월해져요.
김다희 연구원: 운동이 아니라 탐사입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항상 대비하고 긴장상태를 유지하여야 해요.
[중략]
백승희 요원: 100층 도달했습니다.
D-0870: 와아! 드디어! 헉헉…
김다희 연구원: 특이사항은?
백승희 요원: 음, 벽에 꽤 많은 양의 낙서가 있습니다. 벽에 쓰인 100층 표시에 별표가 다수 쳐져 있고, 트로피 그림도 보입니다.
D-0870: 펜 있나요? 저도 별표 하나 치고 싶은데.
김다희 연구원: 음… 일단 계속 올라가 보죠.
[중략]
백승희 요원: 125층 도달했습니다.
D-0870: 헉… 헉… 특이사항 없습니다.
김다희 연구원: D-0870, 몸 상태는 어떤가요?
D-0870: 힘들긴 한데, 오기가 생기네요. 150층까지는 도전해 보겠습니다…
[중략]
백승희 요원: 후… 후… 150층 도달했습니다. 저도 이제는 조금 힘들군요.
D-0870: 콜록, 콜록. 내가 해냈다!
김다희 연구원: D-0870은 이제 복귀하실 건가요?
D-0870: 헉헉, 네. 그래도 백요원님 덕에 많이 도움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승희 요원: 별말씀을요.
[D-0870은 이 시점에서 탐사팀에 이탈하여 복귀함]
백승희 요원: 특이사항으로는… 131층에서 '박민철'이란 서명이 발견되었습니다. 1차 탐사 때 발견된 낙서의 기록과 일치합니다.
김다희 연구원: 그렇군요. 152층에도 하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백승희 요원: 그럼 마저 가볼까요?
김다희 연구원: 300층까지 가능하겠습니까?
백승희 요원: 후, 한번 해봐야죠. 앞으로는 50층마다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중략]
백승희 요원: [거친 숨소리] 200층 도달, 100층처럼 별표 낙서가 있지만 100층에 비해선 적습니다.
김다희 연구원: 건강상태는 어떤가요?
백승희 요원: 후우, 후우… 양호합니다.
김다희 연구원: 무리하지는 말아주세요.
[중략]
백승희 요원: 250층 도달, 특이사항 없음.
김다희 연구원: 300층 진입 시 주의해 주십쇼.
백승희 요원: [기침] 네 알겠습니다.
[중략]
백승희 요원: 헉… 헉… 거의… 도착했습니다. 현재 299층입니다.
김다희 연구원: 소리를 낮추고 호흡을 낮춰 주세요.
백승희 요원: 후욱, 후욱, 지급된 파스도 전부 써버렸습니다. 더 이상은 오래 못올라갈 것 같습니다.
김다희 연구원: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백승희 요원: 알겠습니다… 지금 올라갑니다.
[터벅이는 소리]
백승희 요원: 후우… 도착했습니다. 300층도 똑같이 특이사항 없습니다. 중간에 많이 쉬느라 거의 2시간 정도 걸렸네요.
김다희 연구원: 특이사항이 없다고요?
백승희 요원: 아 잠시만요, 여기 낙서가 있네요.
김다희 연구원: 뭐라고 쓰여 있나요?
백승희 요원: 어… 이렇게 쓰여 있네요. '내가 삼대천의 챔피언이다.'
김다희 연구원: … 네? 삼대천이라고요?
백승희 요원: 변칙 스포츠 업체 아닌가요?
김다희 연구원: 설마 그럼…
백승희 요원: 여기 전체가 하체 조지는 코스였단 말이야?
김다희 연구원: 아이고 맙소사!
백승희 요원: 씨이발 세상에! 쥐! 다리에 쥐났어요!
김다희 연구원: 파스! 파스 붙여요!
백승희 요원: 끄아아! 다 썼다고요!
김다희 연구원: 씨발! 복귀! 복귀해요!
백승희 요원: 커헉 컥! 씨발… 버튼이 너무 높아요! 지금 쓰러져서 일어나기도 힘든데 씨발…!!
김다희 연구원: 힘 좀 써봐요!
백승희 요원: 씨바아아!
<기록 종료>
추가기록: 백승희 요원은 성공적으로 복귀하였고, 이후 적절한 치료 절차가 시행됨.
이하 자료는 외부에서 발견된 유일한 '무한의 계단' 프로그램 관련 팜플렛 자료로, 앞선 탐사 기록 중에 발견된 팜플렛과 동일한 양식으로 보인다.
무한의 계단, 당신도 이것만 하면 하체 튼튼!
절대 수칙1: 무릎을 높이 들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허벅지 자극이 줄어든다!
절대 수칙2: 숨 쉬는 것에 주의하라. 깊게 들이쉬고 내쉬며 산소를 공급하자!
절대 수칙3: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척추기립근 자극에 집중하라!100층 도달 할때마다 특별한 상품이?
— 삼대천 피트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