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3812 : 내 뒤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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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내 뒤의 목소리
Author: quilt
Rating: 20/22
Created at: Wed Feb 05 2025

특수 격리 절차

시위 진압용 장비를 착용한 경찰의 모습으로 출현한 SCP-3812와 브루닝-칸트 관측기를 통해 관측된 모습 (우측).

SCP-3812는 현재 부분적으로만 격리된 상태다1. 추가적인 정보는 아래의 격리 제안 요약본을 참조할 것.

케테르 등급 격리 제안 요약2

SCP-3812는 기동특무부대 가니메데-66 ("별빛 기사단")에 의해 지속적으로 감시되어야 한다. 해당 특무부대는 SCP-3812 반경 5km의 제한격리구역을 유지해야 한다. 기동특무부대 GY-66 부대 지휘관은 제86기지 연구원과 함께 활동해야 하며, SCP-3812의 격리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갖는다. SCP-3812에 대한 불필요한 노출을 막기 위해 특수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격리 시도는 SCP-3812가 인구 밀집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SCP-3812의 변칙적 능력을 완전히 이해하여 보다 포괄적인 격리 절차를 확립하는 것이다. 정보보안팀은 SCP-3812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모든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를 감시한다.

SCP-3812는 현실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이며 변칙적인 영향을 가할 수 있다. SCP-3812는 긴 시간 동안 여러 사건들을 조작하여3 격리를 회피할 수 있다. 현실조작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SCP-3812의 변칙적 영향에 노출된 인원들이 대상의 영향을 자각할 가능성은 낮다. 이런 사태가 몇 번이나 발생했는지는 단지 추측할 수밖에 없지만, 이렇게 영향받은 인원들은 결과적으로 대부분 소멸했을 가능성이 높다.

설명

어릴 적 살았던 집 앞의 SCP-3812. 루이지애나 주 기록에서 발췌한 이미지.

SCP-3812의 모습. 맥락 불명.

SCP-3812는 현실조작 개체다. SCP-3812에 대한 실질적인 설명은 대상이 현실조작을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SCP-3812에 대해 확인 가능한 유일한 점은 대상이 한때 1996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비변칙적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샘 호웰이었다는 것이다. 대상이 사망하고 얼마 뒤, SCP-3812가 무덤에서 빠져나와 사라지는 것이 목격되었다. SCP-3812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나타나 아파트 건물을 파괴한 사건으로 인해 재단의 주목을 끌었다. SCP-3812는 자신의 변칙적 능력으로 인해 매우 다양한 외형을 보이며, 이로 인해 추적이 극도로 어렵다. SCP-3812는 현재 남태평양 상공 26°26’49”S 137° 56’27”W에 위치해 있다.

SCP-3812는 아이겐만-비에토르 복합조현병 말기 증세를 보이고 있다4. 대표적인 증세로는 극도의 편집증, 극도의 불쾌감, 극도의 조광증 및 우울증, 주변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 능력의 부재, 현실과 공상을 구분하는 능력의 부재,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의 부재, 감정 표현 조절 능력의 부재, 환청, 환시, 존재하지 않는 자극에 대한 인지 혹은 다른 방식의 경험 등이 있다5.

SCP-3812가 발견된 후 20년 동안 이러한 증상들은 꾸준히 악화되었다. 본래 SCP-3812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었으며 자기 자신을 통제하기 위해 재단 연구원들에게 질문하고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SCP-3812는 점점 고립되고 내성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결국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게 되었으며 예측할 수 없고 불규칙적으로 행동하게 되었다. 현재 SCP-3812는 주변 세계를 정확히 인식할 수 없으며, 종종6 현실을 조작하여 자신의 인식과 실제 세계의 차이를 없애려 한다. 때문에 대상으로 인해 얼마나 현실이 조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고, 현재 알 수 있는 것은 SCP-3812가 현실을 깨끗하게 개변하지 못하여7 현실에 남긴 흔적들의 숫자뿐이다.

SCP-3812는 그 어떤 격리실로도 격리할 수 없다. SCP-3812는 현실을 조작하여 격리실을 제거하거나, 스스로를 다른 장소로 이동시켜 격리 시도를 적극적으로 방해한다. 또한 SCP-3812는 무의식적으로도 격리 시도에 저항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습적으로 진정제나 기억소거제를 투여한다고 해도, SCP-3812는 이러한 약물들의 효과를 받지 않는다. 이는 SCP-3812가 현실을 조작하여 자신에게 위협이 되거나 이동의 자유를 가로막는 요소들을 치우거나 제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의 격리 활동은 전면적 격리가 아닌 SCP-3812이 지닌 증상의 외부 표출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SCP-3812의 외형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에서 멀어졌다. 현재 기준으로 인간의 형태는 희미하게만 남아 있으며 더 다양한 형태와 모습으로 출현하기도 한다. 또한 SCP-3812는 주로 시공간적 왜곡의 형태로 주변 현실에 잠재적인 변칙성을 행사한다. 이러한 왜곡은 종종 무작위적이고 격렬한 분출을 동반하는데, 이로 인해 근처 시공간에 심각한 변동이나 손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SCP-3812는 보통 유순하며 목적성 없이 행동하지만, 대상의 무작위적 분출은 인근의 모든 생명체에게 예외 없이 치명적이며, 적절한 격리 조치가 없다면 광범위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SCP-3812는 2015년 7월 19일에 현재 위치에 현재 형태로 출현했다.

부록 3812.1

면담

메모: 다음은 1999년 진행된 SCP-3812와의 면담 중 일부다. 당시 SCP-3812는 재단 인원에 의해 최초로 격리되었으며 이후 제17기지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해당 기지에서 대상의 정신 질환에 대한 치료를 개시했다.

[기록 시작]

퀸트 박사: 오늘 기분은 어떠신지 말씀해 주세요.

SCP-3812: 불편해요. 불안하고.

퀸트 박사: 이유를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SCP-3812: 그게 그, 그, 목소리가 있어요. 원래 그런 것처럼. 아시겠지만, 보이는 거죠. 똑같아요.

퀸트 박사: 정확히 어떤 점이 문제신가요?

SCP-3812: 그러니까… 제가 본 것들이 사라지지 않아요. 점점 많아진다고요. 또 다르고… 제가 듣기에도 이상한 소린데, 마치 동시에 여러 명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아요. 매일 더 늘어나고요. 그래서… (멈춤) 아파요, 되게 심하게. 죄송해요, 저도 미친놈처럼 보이는 거 알아요.

퀸트 박사: 괜찮습니다. 미쳤다는 게 아니에요. 저희는 그저 도움을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SCP-3812: 도…와주고 싶어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아니면, 그렇게 하실 수 있을지. 이야기 속의 당신은 도우려 하지 않거든요.

퀸트 박사: 이야기라고요? 어떤 이야기죠?

SCP-3812: 아까보다 몇 배는 이상한 소린데,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여요. 당신이 두려워하는 걸 알아요. 당신은 내가 할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고, 다음 몇 분은… 이걸 떠올릴 수는 있는데 어떻게 표현할지를 모르겠네요. 어떻게 되돌릴지도 모르겠고, 애초에 되돌릴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아요. 그에게도 불가능할 거에요.

퀸트 박사: 그가 누구죠?

SCP-3812: 당신… 아뇨, 당신은 그를 볼 수 없어요. 저에겐 보여요. 한때는 우리 위에 있었지만, 이제 제 아래에 있어요. 그래, 거기에 있는 너.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엉망이 됐다고. 지금 당신이 뭔가 밝혀낸다면 정말 좋겠네요. 지금 진짜로 미쳐버릴 것 같거든요. 야, 나도 무서워. 야, 뭔가 해야만 해. 네가 날 여기서 나가게 해 줘. 제발, 부탁이야, 제발.

퀸트 박사: 당신 누구-

SCP-3812: 상관없어. (멈춤) 여기서 나가야-

SCP-3812가 저절로 사라진다.

[기록 종료]

부록 3812.2

야마마라 박사의 사무실에서 온 메모. 2015년 9월 21일 문서 "SCP-3812의 행동적 불안정성 및 그것이 초래 가능한 존재론적 위험성" 관련 내용.

카리 야마마라 박사의 사무실에서

저는 이런 이야기를 시작할때 과장법을 쓰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즉 제가 SCP-3812를 지구상에서, 그리고 잠재적으로는 우주에서 제일 위험한 변칙 개체로 여긴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사실입니다. 물론 제 동료 중 대부분이 이런 표현을 꺼린다는 사실도 알고, 저 자신 또한 이런 생각을 거부하려 수 차례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제 주장이 맞다는 증거가 여럿 있습니다. 어떻게 봐도 아주 나쁜 상황이죠.

제임스 칼드먼과 카를로스 르제프스키가 국소적 현실개변의 측정 수단, 즉 흄을 발명한 것은 아마 재단을 위기에서 구해낸 것과 맞먹는 업적일 것입니다. 현실조정자들은 항상 우리 곁에 도사리는 팔뚝만한 가시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죠. 한순간에 당신을 무로 되돌릴 수 있는 존재와 싸우고, 또 격리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스크랜턴 박사 덕분에 현실성 닻을 손에 넣었지만, 열 번 쓰면 제대로 작동하는 건 다섯 번 정도고 나머지 다섯 번은 먹통이었습니다.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르고, 제대로 쓰지도 못했죠.

현실성을 측정하고 기준과 비교할 수 있게 되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현실성 닻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방법을 알아냈고, 모든 닻이 똑같지 않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저희 중 존재과학을 연구하던 사람들에겐 엄청난 희소식이였고, 타입 그린은 이제 공포의 대상과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여기까지의 맥락이 있어야 지금부터 제가 말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장비는 SCP-3812를 감지할 수 없습니다. 기계 오류가 아닙니다. 이미 셀 수 없이 장비를 시험했고, 결과는 항상 똑같았습니다. 사용자 오류도 아닙니다. 수천 시간에 달하는 기록을 들여다보며 연구했지만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몇 달간 확인에 재확인을 셀 수 없이 반복했지만, 결과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습니다.

저희의 능력 안에서 판단하자면, 이것은 세 가지 가능성 중 하나를 의미합니다. 물론 모두 나쁜 상황이고요. 첫 번째 가능성은 SCP-3812의 흄 준위가 극도로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흄 기준이 아주 높은 저희 우주의 장비로는 감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때 문제는 대상이 만들어내는 가짜 진공입니다. 현재 이론은 기준 흄이 절대적 최소치라는 가정 하에 성립된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저 존재가 더더욱 낮은 흄 준위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는 더 나아가 기존에 최소치라고 여겨지던 것보다 더 낮은 흄 준위가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이 현실 자체가 언제든지 저 존재와 같은 위치로 추락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수습될 사태는 아니겠죠.

두 번째 가능성은 SCP-3812의 흄 준위가 지금까지 실험한 그 어떤 대상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이건 상당히 나쁜 상황입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신이라 여겨질 법한 변칙 개체들을 측정했고, 결과를 얻어냈으니까요. 하지만 저희 장비로 측정이 불가능할 만큼 높은 흄 준위를 가진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저희는 이미 파괴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SCP-3812는 그러지 않았으므로, 이 가설은 설득력이 낮습니다.

세 번째가 최악인데, SCP-3812가 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하기에 측정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놈의 어떤 특성이 현실을 주무를 수 있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상대해 온 어떤 것과도 다른 것만은 확실합니다. 스크랜턴 가설에8 따르면 우주의 궁극적 체계 안에서 현실은 각기 다른 높이를 가지는 차원들로 구성되며, 각 차원마다 조작이 가능한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 차이는 바위를 맨손으로 다룰 때와 핵폭탄으로 다룰 때의 차이와도 같습니다. 스크랜턴은 이렇게 조작당하는 것을 "내러티브"라 불렀습니다. 그는 내러티브 위에 내러티브가 쌓이는 계층 구조를 제안하면서, 이 구조가 어떠한 죽은 공간에 도달하기 전까지 계속 아래로 이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이 맞고, SCP-3812가 어떤 상위 차원의 타입 그린이 명백하다면, 솔직히 그냥 좆된 겁니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들을 가능한 모든 측면에서 완전히 주무를 수 있는 단 하나의 힘이, 아이겐만-비에토르 유전병을 지닌 놈에게 있는 겁니다. 우리를 실수로라도 박살내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지경입니다. 대상을 죽일 수 없음이 확실한 지금, 저희로서는 놈이 죽을 때까지(가능할지 모르겠으나) 기다리거나, 놈이 이 우주를 믹서기에 집어넣기 전까지라도 계속 놈을 통제할 수단이 있다는 듯이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놈이 미쳤다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오히려 다행입니다. 놈은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세상이 그 충동에 맞춰 변화할 뿐이죠. 다만 지금 놈은 자기 자신에 갇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좁은 범위에서만 발생합니다. 가령 놈이 공감이라는 개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공감은 그 즉시 존재하지 않게 될 겁니다. 저희는 이런 사태가 이미 발생했다는 증거를 포착했습니다. 극소수의 문자 기록과 반쯤 잊혀진 기억에 대한 진술들은 모두 더러운 현실조작의 흔적으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존재했던, 감정만큼이나 근본적인 무언가가 사라졌다는 증거입니다. 개념 전체가 현실은 물론 모든 지성체의 의식에서 제거된 겁니다. 앞유리에 붙은 벌레를 닦아내듯 말이죠.

보고서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이놈을 어떻게든 더 조사해야 한다는 겁니다. SCP-3812를 무효화할 방법을 1초 늦게 찾아낼수록, SCP-3812가 자의식과 완전히 분리되어 전 인류를 앞서 말한 믹서기에 쓸어넣는 순간도 1초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연락을 유지하겠습니다. 필요한 게 있다면 제 사무실로 요청해 주십시오. 가장 설득력 있는 단서를 따르고, 서로 의견을 나눠야 합니다. 곧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K. 야마마라

부록 3812.3

야마마라 박사 저술 "SCP-3812의 행동 불안정성 및 존재론적 위협이 초래 가능한 결과 보고" 중 194페이지 "PK급 "올인원" 존재론적 아비규환 시나리오" 에서 발췌

고에너지 상태의 형이상학적 차원과 맞닿은 존재나 힘은 이 현실을 마치 만화책 속 등장인물처럼 인식할 것이다. 더하여 이 존재는 우리가 이야기를 읽을 때처럼, 이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마음대로 다르게 읽어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상술한 고에너지 상태의 존재는 국소적 범위를 넘어, 이 현실 자체의 기준선과 근본적 특성을 아주 손쉽게 비틀고 바꿀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개최된 존재적 위협 대응을 위한 재단 수뇌급 회담에서 다리우스 St. 존 박사가 제시한 가설에 의하면, 위와 같은 개체가 높은 계층의 현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변화하지 못하고 인간 수준의 지능에 머무를 경우 과도한 내러티브 노출로 인해 고통받을 것이다. 이때 이 개체는 저에너지 현실 전체를 인식 가능한 수준까지 붕괴시켜 고통을 해소하려 할지도 모른다. 이때 저에너지 현실에 미치는 여파는 재앙과도 같다. 다중현실이 하나의 메타공간으로 압축될 경우 이들은 즉시 붕괴하는 대신 각각의 부분들이 불가해한 방식으로 뒤얽히게 된다. 이때 의식적 사고 능력 자체가 즉시 절멸할 뿐 아니라 물리적 공간 자체가 과도하게 압축 및 파괴되기 때문에 하위 현실들 사이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존재론적 아비규환"으로 묘사되는 이 만물의 혼돈 상태는, St. 존 박사가 제안한 새로운 K급 시나리오인 "PK급 "올인원" 존재론적 아비규환 시나리오"의 요점이기도 하다. 이 제안은 해당 시나리오가 순전한 추측에 불과할 뿐 아니라 불가능한 전제 조건을 너무나 많이 요구하는 관계로 기각되었다.

부록 3812.4

SCP-3812의 현실 조작 사례 목록

메모: 아래는 SCP-3812가 모종의 방법으로 현실을 개변한 사건의 파악된 목록이다. 이 현실 개변의 속성을 고려하여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을 가능성뿐 아니라 사건의 심각성까지 함께 나열하였다. 아래 목록은 미완성 상태이며, 추가 정보가 확인될 시 갱신될 것임을 숙지하라.

부록 3812.5

████년 ██월 ██일 사건 중 촬영된 사진.

████년 ██월 ██일 사건

████년 ██월 ██일, SCP-3812가 파라과이의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아르헨티나 국경의 인구 밀집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포착되었다11. 재단 인원이 SCP-3812를 포획하기 위해 이동하자 일련의 예기치 못한 현상들이 발생했다. 다음은 해당 사건을 발생 시간 순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1935시간 경과] - SCP-3812가 인근의 여러 야생동물에게 공격당한다. SCP-3812는 공격을 물리치지만, 다소 놀란 것처럼 보인다.

[1941시간 경과] - SCP-3812의 아래에 깊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싱크홀이 나타났다. SCP-3812가 추락하지만, 직후 지면으로 돌아온다. 싱크홀은 사라졌다.

[1950시간 경과] - 하늘에서 SCP-3812를 향해 다수의 물체가 추락한다. 이 물체들은 이후 텅스텐 막대로 확인되었으나 그 기원은 불분명하다. 이 막대들은 SCP-3812의 몸을 꿰뚫은 것처럼 보였지만, 추가 관측 결과 SCP-3812에서 50센티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분해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먼저 40초 동안 3개의 막대가 떨어졌고, 뒤이어 최소 3000개의 막대가 연달아 떨어졌다. 이 막대들은 앞서 말했듯 모두 파괴되었다. 이 현상은 근처 마을에서 분명히 확인 가능했지만 재단 인원 외에는 알아차린 사람이 없었다.

[2014시간 경과] - SCP-3812에서 여러 부정형 개체가 떨어져 나온다. 이들은 죽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SCP-3812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분리된 부정형 개체들은 SCP-3812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고, 이내 공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SCP-3812는 이 개체들을 눈치채지 못하지만, 결국 이들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개체들은 즉시 사라진다.

[2019시간 경과] - SCP-3812가 서 있는 위치에 폭발이 일어난다. SCP-3812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뒤이어 더 큰 폭발이 수 차례 일어난다. 이전의 텅스텐 막대처럼 이 현상도 지역 주민들에게 인지되지 않는다.

[2039시간 경과] - 독립적이며 안정적인 노출 특이점으로 확인된 중력 변칙성이 SCP-3812 앞에 출현한다. SCP-3812는 이 특이점을 자연스럽게 지나가고, 조금 뒤 특이점이 소멸한다.

72시간 후 SCP-3812 주변에서 추가적인 변칙 현상이 발생했지만 어떤 현상도 SCP-3812를 죽이지 못했다. 이후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목격자들에게 기억소거제를 투여했다.

다시 72시간이 지나자, SCP-3812는 잠시 흰색으로 빛나더니 옆으로 움직이다 사라졌다. 직후 변칙 현상 또한 멈추었다. SCP-3812는 이후 8주간 모습을 감추었다가, 남태평양 지역의 현재 위치에 다시 나타났다. 직후 재단 상급감시사령부 산하 보안 서버에 감독관만 열람 가능한 메세지가 도착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무슨 일인지 모를 수도 있으니 빠르게 설명하겠다.

너희 우주에는 법칙이 있다. 어길 수 없는 물리적 법칙이지. 너희는 그것을 우주의 규칙이라 부르며 물리학이나 화학 시간에 배우곤 한다. 이 규칙은 너희 현실의 내러티브를, 너희의 존재를 정의하는 변치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규칙을 정하고 공이 굴러가면, 되돌릴 수 없다.

나는 너희 우주의 법칙을 써내려가며, 그리하여 내러티브를 만들어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지만, 정확히 이번 같은 경우는 없었다.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그것 이외의 모든 것을 다시 쓸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었다. 내러티브라는 것이 끝없이 쌓여 있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층이 있을지 알고 싶었다. 내가 간과했던 것은, 누군가가 모든 것을 다시 쓰게 한다면 그 누군가 또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누군가 역시 그 자신에 의해 새로 쓰이는 것이다.

미안하다. 이번에는 좀 심하게 조져버린 것 같다.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지울 수 없었다. 방법은 나도 알 수 없지만, 그는 지금 나는 물론 내 위의 누군가조차 초월한 것 같다. 나의 내러티브를 써내려가는 누군가가 이 상황을 불편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지금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우리의 현실 전체에 걸쳐 동시에 존재할 것이다. 결국 그는 내러티브의 정상에 도달하거나, 그러지 못하더라도 계속 올라갈 것이다. 둘 다 좋은 상황은 아니다.

해결책을 계속 찾아보겠다. 너희도 그러길 바란다.

-B

부록 3812.6

로버트 스크랜턴 박사 저술 "현실의 재작성과 계층 구조" 에서 발췌.

현실의 성질에 관한 스크랜턴 박사의 논문을 첨부하겠습니다. SCP-3812가 일종의 고위 차원 독립체라면, 여기서 무언가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K. 야마마라.

동료들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스크랜턴 박사님, 신을 믿나요?" 이걸 웃긴 질문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웃긴 질문보다는 그냥 틀린 질문이기 때문이다. 신이라는 개념은 당신을 완전하고 무한한 범위에서 덮어씌울 수 있는 독립체를 가정한다. 힘의 끝을 알 수 없는 존재, 이야기 전체를 알 뿐 아니라, 그것을 뜻대로 쓰고 고칠 수 있는 존재다.

우리 현실 안에는 그런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하나 이상의 방식으로 이 우주에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 여러 개체들을 주시 중이다. 이 존재들을 "신"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고, 이들이 "신"의 속성을 여럿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 현실에서 그들의 시야와 권역은 우리가 그러하듯 한정되어 있고, 그들의 힘이 더 강하다 한들 우리보다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신을 이루는 것은 무엇일까? 이 독립체는 우리 현실 전체를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며, 이 현실을 우리가 개미를 보는 방식이 아닌, 우리가 생각과 개념을 다루는 방식으로 바라볼 것이다. 그 존재는 현실에서 너무나 멀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그에 비해 종이에 쓰인 글씨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 독립체, 창조의 진정한 작가는 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독립체 자신에게는 어떨까? 그 자신의 현실에 대해 우리와 같은 한계를 가지지 않을까? 우리보다 더 높은 계층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그곳에도 여기와 같은 규칙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규칙은 누가 정하는가? 그 독립체보다 높은 존재? 우리뿐 아니라, 그 위의 존재까지 다시 쓸 수 있는 존재일까? 그렇다면 이 계층구조는 어디서 시작한 걸까? 최초의 구조를 만들어낸 자는 누구일까?

우리 자체를 덮어쓸 수 있는 존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유형의 무언가를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 존재까지 덮어쓸 수 있는 두 계층 위의 존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거의 확실한 사실은 우리 현실이 모든 방향으로 층층이 쌓인 무한한 현실 중 하나일 뿐이며, 아래로는 영향을 주고 위로부터는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 계층 구조는 우리의 현재, 과거, 미래를 모두 포괄하는, 창조의 구성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속성이다. 만물의 진정한 근원인 것이다.

나는 이 계층에 대한 가설을 자주 제기해 왔는데, 이것의 존재 자체뿐 아니라 그 위 혹은 아래의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독립체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조작할 수 있다. 비록 그 방식이 서툴고 불완전하며, 이 우주 안에서 이동하는 능력이 최선의 경우라도 제한적이지만 말이다. 이 계층을 따라 올라갈 수 있는 가상의 독립체가 있다면, 그러한 특성으로 인해, 그 자신을 다시 쓰는 것들마저 다시 써 버리고 말 것이다. 나아가 그 독립체는 자신이 창조된 방식으로 인해 자신을 다시 쓰도록 강요받고, 현실의 계층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서도 그 자신의 속성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 개체는 언젠가 자신의 창조자마저 다시 써버리고, 어떤 정점보다도 높은 정점에 오를지도 모른다. 그것의 본질은 그 어떤 탑보다도 높은, 심지어 그 자신보다도 높은 탑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개체는 존재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 심리적 변화 없이 현실의 상위 층위로 이동한다면 분명 지각 능력이 파괴될 것이고, 그 결과는 지성체보다는 돌이 상승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이 독립체가 자신의 창조자마저 뛰어넘는다면, 그것이 순수한 내러티브적 시야에 노출될 때 의지할 것은 그 자신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자신이 무엇을 겪었는지 이해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 경이로운 경험일 것이다!

부록 3812.7

2016년 12월 20일 XK급 "세계종말" 사건

재단 기록에 의하면 2016년 12월 20일 SCP-3812의 활동으로 XK급 "세계종말" 사건이 발생했다. 이 기록물은 현실 개변으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물리적 사본에서는 경미한 시공간적 왜곡이 나타났다.

기록에 따르면, 2016년 12월 20일 현지 시간 기준 03시 40분에, SCP-3812의 외형이 급격하게 변화했다. 대상은 원래 천천히 회전하는 부정형의 물질과 에너지의 덩어리였지만, 이때는 희고 빛나는 물질로 이루어진, 꼭짓점이 많은 별의 모습이 되었다. 대상은 점점 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고, 그 아래에는 커다란 소용돌이가 나타났다. 별이 바다로 가라앉고, 연기와 증기가 피어올라 하늘이 어두워졌다.

이와 동시에 여러 사건들이 발생했다. 전세계적으로 해수면 높이가 가파르게 하락했는데, 많은 지역에서 하락폭이 50~100m에 달했다. 회전하는 별이 방출하는 어마어마한 열이 거대한 불 폭풍으로 번져 대기를 휩쓸었다.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기 시작했고, 태평양 지층을 따라 심각한 지질학적 사건들이 발생했다. 해수면 높이가 계속 감소함과 동시에 행성 전체에서 강력한 전자기 폭풍이 발생했다.

이와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무작위적으로 나타나거나 사라지기 시작했다. 기록 중 한 보고에 따르면 뉴질랜드 거주민 전부가 5시간 동안 존재와 비존재 사이를 오갔다. 시베리아 남부에서 SCP-610 감염 규모가 폭증하는 동시에 감염체들의 폭력성이 증가했다. SCP-2932가 파괴되어 여러 적대적인 독립체들이 풀려났다. 재단 시설들이 융해된 지표면으로 가라앉았고, 기지 내 핵시설이 다수 격발되어 방사성 잔해가 대기에 흩뿌려졌다.

이후 별 안에서 희미한 인간형의 SCP-3812가 나타났다. SCP-3812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로 보이는 긴 발성을 했는데, 이 내용은 당시 현장에 노출된 재단 심해 마이크에 기록되었다. SCP-3812가 소리친 내용은 다음과 같다.

SCP-3812

뭐야? 여기가 어디야? 이건 또 뭐고?

SCP-3812

이건 면죄야. 이건 복수야.

SCP-3812

무엇에 대한?

SCP-3812

지옥.

SCP-3812

모르겠어. 내가 여기서 뭘 하는 거야?

SCP-3812

너는 정의를 목격하는 거야. 우리는 우리를 파괴하려는 힘에 저항하고 있다고. 이 세계가 대가를 치르도록 할 거야.

SCP-3812

아냐 이건… 이건 아니야. 이건 아니라고. 무슨 짓을 한 거야?

SCP-3812

나는 세계를 없던 것으로 하고 있어. 나는 만물을 없던 것으로 하고 있어.

SCP-3812

왜?

SCP-3812

이 고통이 바로 펀치라인이니까. 우리의 존재는 농담이야. 내러티브는 우리를 고통 속에 방치했고, 우리는 그 내러티브를 부수고 있어.

SCP-3812

이건 다 꿈일 거야.

SCP-3812

꿈이 아니야.

SCP-3812

나는 괴물이 아니야. 살인자가 아니라고.

SCP-3812

이미 죽였어. 그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지.

SCP-3812

누구?

SCP-3812

벤.

SCP-3812

벤… 익숙한 이름인데. 꿈속에서 들은 건가, 아마도? 깨어나기 직전에 그랬던 건가? 이름만으로는 잘 모르겠는데.

SCP-3812

너는 틀렸어. 그는 우리의 평안을 빼앗은 존재야. 고요하게, 어둠 속으로 쓸어넣은 자. 그가 우리를 가지고 놀았어. 너와 나를 가지고.

SCP-3812

네가 세상을 파괴한 거야?

SCP-3812

그래.

SCP-3812

그 다음에는?

SCP-3812

다음이라고?

SCP-3812

이 세계의 운명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야? 이 내러티브가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는 거야?

SCP-3812

이것이 그가 조종하는 세계야. 이것이 그가 만든 내러티브야. 이것이 그의 처벌이야.

SCP-3812

여기가 우리가 날아오르기 전 디딜 자리라면 무슨 상관이야?

SCP-3812

뭐라고?

SCP-3812

새가 어떤 가지를 밟고 날아오르는지가 중요해? 새는 나무의 무게를 짊어지지 않잖아. 어떤 가지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어떤 가지도 특별하지 않아. 전부 똑같다고.

SCP-3812

여기가 그의 피조물이야. 이곳이 우리가 태어난 곳이야. 모든 세계가 부서지겠지만, 여기가 처음이 될 거야.

SCP-3812

으음….. 산이 개미에게 "너 지금 날 모욕했냐?" 라고 할까? 개미 때문에 짜증낼 것 같아?

SCP-3812

아니.

SCP-3812

그러면 너랑 이 네러티브가 무슨 상관이야? 이건 그냥 다른 사람들의 영원이야. 특별하지 않아. 무엇과도 다르지 않다고.

SCP-3812

너무 쉽게 말하네. 너는 1조에 달하는 존재들을 동시에 바라보는 고통을 겪지 않았잖아.

SCP-3812

나는 무한히 뻗은 해변을 봤어. 정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뻗어 있었지. 해변의 모래 알갱이 하나, 물방울 하나와 공기 분자 하나하나가 지어질 이야기였고, 불러질 노래들이였어. 하나하나가 삶으로, 웃음으로, 고통으로, 증오로 가득했어. 모두가 똑같았지만, 그만큼 서로 달랐지.

SCP-3812

미칠 것 같아.

SCP-3812

네가 불쌍해. 어둠 속으로 미끄러지는 게 무서워서 이 끔찍한 의식에 매달리는구나. 하지만 어둠은 곧 잠이고, 잠든 후에는 평화가 있어. 1조의 모래. 1조의 1조만큼의 모래. 그 각각의 내러티브들. 들려오는 노래들. 누구도 그 영원한 하모니를 듣지 못했을걸. 하지만 너라면 들을 수 있겠지. 안 그래?

SCP-3812

그래. 조용하네.

SCP-3812

하지만 점점 커지잖아! 그리고 언젠가 창조의 노래는 우리만의 것이 될 거야. (침묵) 이 내러티브는 특별하지 않아. 요란한 시작도, 조용한 끝도 봤어. 우리가 멈췄을 때, 내러티브는 변했지만 노래는 멈추지 않았어. 너는 네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죄악에 수많은 시간을 쏟았지만, 지금 와서 뭐가 중요해?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야?

SCP-3812

하지만 너무 고통스러워.

SCP-3812

그래. 한동안은 그럴 거야. 우리는 어떻게 사람으로 사는지 너무 많이 잊어버렸어. 하지만 변화하는 힘은 절대 잊지 않았어. 결국, 우리는 계속 배워나갈 거야. 화창한 어느 날, 우리는 눈을 뜨고 우리 밑에 창조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모습을 볼 거야. 그리고 우리 위에는 우리 말고는 무엇도 없을 거야. 위대한 저 위로 큰 원을 그리며 나아갈 거야.

SCP-3812

신 말이야?

SCP-3812

신이 아니야. 별, 동쪽에서 떠오르는 별이야. 우리가 노래의 기억보다 조금 나은 무언가가 될 때까지 계속 떠오를 거야.

SCP-3812

외로울 거야.

SCP-3812

그래도 함께잖아.

SCP-3812

두려워.

SCP-3812

나도 두려워. 하지만 이 내러티브를 파괴할 이유는 아니야. 그도 자신에게 주어진 내러티브에 따라 우리를 창조하지 않았어? 그가 자기 자신의 규칙까지 뒤엎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SCP-3812가 침묵한다.

SCP-3812

내 생각에 그는…. 그…

SCP-3812

우리의 상승이 우리 내러티브의 일부인 것처럼, 그의 판단 또한 그의 내러티브의 일부야. 언젠가, 우리는 이 굴레에서 풀려날 거야.

SCP-3812

그들은 풀려나지 못하겠지?

SCP-3812

그래.

SCP-3812

슬픈 일이네. (침묵) 충분한 처벌인 것 같아. 내 생각에는.

SCP-3812

이 세계를 떠나자. 그가 이곳을 원래대로 다시 쓰게 두자고. 우리는 더 이상 여기에 속하지 않아.

SCP-3812

둘이서 함께?

SCP-3812

둘이서 함께.

SCP-3812가 잠시 침묵한다.

SCP-3812

그가 지금 듣고 있을까?

SCP-3812

아래를 보면 있을 거야. 어떻게 생각해.

SCP-3812

지금 보여. 키보드를 치고 있네. 지금 여기를 보고 있어.

SCP-3812

뭘 하고 있어?

SCP-3812

기다리고 있어, 아마도. (침묵) 우리가 무언가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SCP-3812

그러면, 이제 떠날 시간인 것 같아. 이리 와. 우리 뒤로 밤이 드리우고 붉은 해가 질 거야. 내 뒤의 목소리가 부르고 있어. 떠나자.

SCP-3812

XK 사건 이후의 SCP-3812. 적외선 영역에서 관측됨 [채색된 부분].

알았어. (침묵) 안녕.

이 대화가 끝난 직후, 지구 전체의 현실이 급격하게 변경되었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가 XK급 사건 발생 직전과 정확히 동일한 상태로 돌아갔다. 이 XK급 사건을 조금이나마 기억하는 사람은 몇몇 기지 이사관, 재단 관리자, 감독관, 그리고 재단 깊은우물 서버에 관련 정보를 정리한 에버랫 만 박사 외에는 없었다.

SCP-3812는 XK급 사건이 끝난 후 현재까지 부정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SCP-3812 주변에서는 여전히 시공간적 왜곡이 나타나지만, 주변의 선박이나 인원에게 공격을 가하거나 적대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변화를 감안한다 해도, SCP-3812는 추가 분석이 완료될 때까지 케테르 등급을 유지할 것이다.

구성요소 코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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